기타

강풀의 무빙, 자신의 약점에 집중하지 않고 계속 해온 자의 모습

빛날오 2024. 11. 18. 16:58
반응형

넷플릭스 드라마 '무빙' 2023 8 9일에 공개 된 만화가이자, 이제는 각본가 강풀이 썼던 드라마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이 사실은 엄청난 비밀을 가진 초능력자라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무빙' 단순한 슈퍼히어로물을 넘어, 가족과 성장, 그리고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무빙의 줄거리는 국가의 비밀 프로젝트에 휘말렸던 과거와 그로 인한 상처는 현재 삶에 깊게 스며들어 있고, 자신의 능력을 숨기고 살아가려는 부모들의 고군분투와 능력을 이어받은 아이들의 성장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집니다. 단순히 능력을 사용하는 이상으로, 능력으로 인해 겪는 고뇌와 갈등, 그리고 속에서 발견하는 진정한 자아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돋보입니다.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초능력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 또한 '무빙' 매력입니다. 비행, 초인적인 , 텔레파시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은 시원한 액션씬을 선보이며 눈을 사로잡습니다. 단순한 액션을 넘어, 캐릭터의 능력과 개성이 액션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원작 웹툰의 개성을 살린 연출 또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빙의 각본을 썼던 강풀은 백상예술대상에서 각본상을 받습니다. 

 

강풀은 웹툰 작가로서, 굉장히 특이한 출발과 커리어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풀 자신도 말하기를 그림을 너무 못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그림을 그리면서 웹툰을 그리지 않고, 미리 대본과 스토리 라인을 다 써 놓고 나서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웹툰은 다른 만화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상당히 이야기 중심이고.. 대사 중심인 웹툰입니다. 이런 그의 웹툰 작법은 독특한 인기를 끓었고, 여기서 더 나아가 이것은 그를 웹툰 작가에 머물지 않게 했고, 드라마 각본가로서 확장되도록 해주었습니다. 

 

전형적인 히어로 작법을 따르지 않아 독특한 강풀의 무빙 

무빙은 수퍼히어로 물입니다. 신기하게도 보통 우리가 말하는 히어로물의 작법을 따르지 않습니다. 흔한 히어로 물은 몇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선과 악의 명확한 대립이 있습니다. 히어로는 절대 선을 대표하고, 빌런은 절대적인 악을 대표합니다. 그리고 이 둘 사이의 싸움이 주요 스토리 라인을 이루게 됩니다. 선과 악 이외의 회색 영역은 최소화 되거나 존재하지 않습니다. 히어로는 극적인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중요한 사람의 죽음, 혹은 특별한 사건을 통해 히어로가 되며, 이 경험은 히어로가 정의감과 사명감을 가지게 됩니다. 일반인이 가질 수 없는 초능력이나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이 능력을 훈련하는 과정을 가집니다. 이 훈련과정에는 조력자나 스승이 있고, 여러가지 도움으로 히어로는 더 강해지고, 성장하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사용하여 악당을 물리칩니다. 마지막 절정의 히어로와 빌런의 대결에서 히어로는 악당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합니다. 이 과정에서 희생이 따르기도 하지만, 모든 갈등이 해결되고 평화가 찾아 옵니다. 

 

하지만 무빙은 위에서 말한 전형적인 히어로물과 조금 다릅니다. 우선, 선과악의 대립이 굉장히 모호합니다. 무빙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단순히 선 또는 악으로 분류하기 어렵습니다. 초능력자들은 과거 국가기관의 비밀 프로젝트에 휘말린 후 고통 받고 있고, 인물들은 도덕적인 면과 비 도덕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악당들도 단순히 악의 화신이라기 보다는 각자 사연과 동기를 가진 입체적인 인물들로 그려집니다. 다음은 제가 무빙에서 가장 좋아 했던 부분이기도 한데요. 초능력자들의 능력이나 슈퍼히어로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고, 인물들이 겪는 인간적인 고뇌와 갈등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통제해야 하는 어려움, 숨겨진 정체성으로인한 고독, 가족과의 관계 등 인물이 가진 다양한 인간적인 문제들을 섬세하게 다뤘다는게 느껴졌었습니다. 또 무빙만의 독특한 특징은 스토리텔링 방법의 복잡성에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어 단순한 선형구조가 아닌 상당히 다차원적인 전개로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 각 인물의 과거 이야기가 현재 스토리와 얽히고 설켜 있으며(제가 이렇게 얽히고 설킨 구조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쭉 쉽게 이어지는 드라바 보다. 복잡한 시간 전개 속에서 깨닫는 재미, 상상해보는 재미가 상당하거든요.) 관객들은 이를 통해 인물들의 심리와 동기를 이해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론, 무빙은 단순한 권선징악의 주제를 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각 인물이 자신의 과거를 극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 과정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이 과정을 통과한 인물들은 더욱 강인해지고 성숙해 집니다. 

 

강풀은 조명가게라는 새로운 웹툰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반응형